망해가는 홈플러스, MBK파트너스 사모펀드의 그림자
최근 한국의 대표적인 대형마트 체인 중 하나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한때 국내 유통업계에서 이마트와 쌍벽을 이루며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던 홈플러스가 왜 이렇게 된 걸까요? 그 중심에는 홈플러스의 최대 주주이자 한국 최대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 PEF)인 MBK파트너스가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홈플러스의 몰락과 MBK파트너스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홈플러스의 과거와 MBK파트너스의 등장
홈플러스는 원래 삼성과 영국 유통 대기업 테스코(Tesco)가 합작해 시작한 브랜드로, 1999년부터 한국 시장에 자리 잡았습니다. 이후 테스코가 단독 운영을 이어가며 전국에 수많은 점포를 확장했고, 한때 140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며 한국 유통업계의 강자로 군림했습니다. 그러나 2015년, 테스코가 경영난과 회계 스캔들로 어려움을 겪자 MBK파트너스가 7.2조 원(약 64억 달러)에 홈플러스를 인수하며 새로운 주인이 되었습니다.
MBK파트너스는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 중 하나로, 기업을 인수해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해 수익을 내는 전략으로 유명합니다. 당시 홈플러스 인수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레버리지드 바이아웃(LBO, 차입매수) 거래로 주목받았죠. 하지만 이 거대한 인수가 홈플러스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그때만 해도誰も知らない(아무도 몰랐다).
MBK의 경영 방식: 단물 빼먹기?
MBK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것은 홈플러스의 혁신과 성장일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MBK는 인수 자금의 상당 부분(약 5조 원)을 차입금으로 충당했는데, 이 부채는 결국 홈플러스라는 회사의 어깨 위에 얹어졌습니다. 이후 MBK는 홈플러스의 자산을 하나둘 매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전국 곳곳의 주요 점포와 부동산을 팔아 약 4조 원에 달하는 부채를 상환했지만, 그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운영 기반은 점점 약화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2020년에는 대구, 대전, 안산 등 수익성이 좋은 점포를 매각하며 현금을 확보했지만, 이는 단순히 오프라인 매장을 줄이고 단기적인 유동성을 늘리는 데 그쳤습니다. 동시에 온라인 쇼핑과 경쟁 심화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경쟁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MBK는 홈플러스를 미래지향적인 기업으로 탈바꿈시키기보다는 자산을 처분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실제로 홈플러스의 매장 수는 인수 당시 142개에서 현재 126개로 줄었고, 자산 효율성을 나타내는 유형자산 회전율도 경쟁사 이마트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기업회생 신청과 논란
2025년 3월, 홈플러스는 결국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습니다.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자 선제적으로 회생을 택한 것이지만, 이 과정에서 MBK의 책임론이 불거졌습니다. 비판의 핵심은 MBK가 홈플러스의 재무 구조를 개선하거나 자구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갑작스럽게 회생 절차를 밟았다는 점입니다. 특히, 회생 신청 직전까지 단기 채권(상업어음)을 발행해 개인 투자자와 기업들에게 판매한 사실이 드러나며 “먹튀” 논란이 커졌습니다.
홈플러스 노조와 업계 전문가들은 MBK가 장기적인 기업 가치보다는 단기 수익에만 몰두했다고 지적합니다. 노조는 “MBK가 홈플러스의 운영 수익으로 부채를 갚는 데 집중하며 투자를 소홀히 했다”며, “결국 회사의 재무 상태가 악화된 것은 MBK의 경영 실패”라고 주장합니다. 게다가 국민연금이 MBK의 홈플러스 인수에 6천억 원을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며, 국민연금 손실 우려까지 더해졌습니다.
MBK의 변명과 대응
논란이 커지자 MBK파트너스의 김병주 회장은 최근 “홈플러스 회생에 책임을 다하겠다”며 개인 자산을 투입해 소규모 납품업체들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사모펀드 업계에서 보기 드문 결정으로, 상황의 심각성을 방증합니다. 그러나 이 조치가 19,000명에 달하는 홈플러스 직원과 수많은 투자자, 협력업체의 피해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금융감독원과 국세청도 이번 사태를 주시하며 MBK에 대한 조사에 나섰습니다. 특히, 홈플러스가 발행한 단기 채권 판매 과정에서 부정행위가 있었는지, 그리고 MBK가 홈플러스 인수 후 부동산 매각으로 얻은 이익에 대한 세금 회피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모펀드의 본질과 남은 질문
사모펀드는 원래 기업을 인수해 구조를 개선하고 가치를 높인 뒤 매각해 수익을 내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례는 사모펀드가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이유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후 약 1조 원에 달하는 성과 보수를 챙겼다는 보도도 나왔는데, 이는 홈플러스가 망가지는 동안에도 투자자들에게는 막대한 수익을 안겼다는 뜻입니다.
결국 남는 질문은 이것입니다. 사모펀드는 정말 시장 경제에 기여하는 존재일까요, 아니면 단기 이익만 쫓는 “탐욕의 상징”일까요? 홈플러스 사태는 한국 사회에 사모펀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회생 절차와 MBK의 행보가 이 질문에 어떤 답을 줄지, 모두가 지켜볼 일입니다.
이 글은 홈플러스와 MBK파트너스 사태를 둘러싼 현재 상황과 비판을 중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댓글로 의견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